이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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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 | 이무영한국문학/한국소설 2019. 2. 7. 21:28
1 장앳말 권 서방네가 아들을 따라 서울로 간다는 소문이 퍼지자 동리 사람 들은 너나 할것없이 기차 놓친 사람들이 호기있게 달리는 차를 바라다보듯 등성이 너머 산부리의 두 집 뜸을 올려다보고 치어다보고 하는 것이었다. 아낙네들이 특히 더했다. “아니, 삼성이네가 서울로 아주 간다면서유?” 콩으로 메주를 쑨다는 이야기까지도 단정을 해서 말하는 법이 없는 이 지 방 사람들은 자기 눈, 귀로 보고 듣고 한 일이건만 이렇게들 떼놓고 한마디 건네본다. 혹시 상대가 아니라고 하기만 하면 자신이 없으면서도 기를 쓰고 그러니라고 우겨댈 판이지만 대개는 이렇게 수작을 붙이는 것이다. “그렇다네나. 누군 팔자가 좋아서 그런 자식이 태어났누. 그저 사람은 늦 팔자가 제일이니 풋고추 못 먹었다구 앵해할 것 없다니까 ─ 어려선..